- 국가유산청, 비지정문화유산 도난 공고… 선의취득 규정 적용 안돼
- 도난 정보 제보시 포상금 지급… 문화재 보호 위한 시민 협조 당부
19세기 후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귀중한 불화 ‘칠성여래도’가 해외에서 구입된 후 국내 배송 과정에서 도난당한 사실이 밝혀졌다. 국가유산청은 이 비지정문화유산의 도난 사실을 공식 누리집을 통해 공고하고, 전국 경찰청과 지자체, 유관단체에 관련 정보를 전파했다.
도난당한 ‘칠성여래도’는 가로 130cm, 세로 80cm 크기의 불화로, 인간의 수명과 길흉화복을 관장하는 북두칠성신앙을 불교에서 수용해 제작된 것이다. 이 불화는 일반적으로 사찰 내 칠성각에 봉안되며, 치성광여래와 칠성각부를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화기(畵記)에 제작자나 봉안 사찰에 대한 정보가 기록되어 있지 않아 정확한 출처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사건은 한국인 구매자가 미국의 온라인 골동품 판매 플랫폼을 통해 해당 불화를 구입한 후 발생했다. 구매자는 2024년 2월에 불화를 구입하고 4월에 국내로 반입을 시도했으나, 운송 과정에서 배송을 받지 못했다. 이에 관할 지자체에 도난 신고를 했고, 11월에 국가유산청에 최종 접수되었다.
국가유산청은 도난 신고된 문화유산에 대해 ‘민법’ 제249조의 선의취득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제87조 제5항에 근거한 것으로, 소유자 보호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다만, 경매나 문화유산매매업자로부터 선의로 매수한 경우에는 피해자가 양수인이 지급한 대가를 변상하고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도난·도굴된 국가유산의 회수를 강화하기 위해 제보를 받고 있으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체포에 공로가 있는 시민에게는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문화재 보호를 위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요청되는 시점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해외에서 거래되는 한국 문화재에 대한 관리와 감독이 더욱 강화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문화재 반출입 과정에서의 보안 강화와 운송 시스템 개선 등 제도적 보완책 마련도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