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 4.8%, 이더리움 8% 하락… 정부의 즉각적인 매입 계획 부재에 투자자들 실망
- 전문가들 “장기적으로는 제도권 수용의 중요한 이정표”… 의회의 후속 조치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 설립 행정명령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 시장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0일 오후 1시 26분(한국 시간) 기준 비트코인은 4.8% 하락한 81,729달러(약 1억 1,887만 4,800 원), 이더리움은 8% 하락해 2,000달러(약 290만 9,000 원) 선에 머물렀다. 도지코인은 상위 10개 암호화폐 중 가장 큰 폭인 13% 하락해 0.16달러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약 20만 비트코인(현재 가치 약 178억 달러)을 활용한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SBR) 설립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준비금은 형사 및 민사 자산 몰수를 통해 확보한 자산으로 구성된다. 백악관 암호화폐 담당자 데이비드 색스는 “납세자의 자금이 디지털 자산 획득에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장은 이 소식에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싱가포르 소재 디지털 자산 거래 회사 QCP 캐피털은 “단기적으로 비트코인 구매에 실제 예산이 할당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즉각적인 하락 반응이 나타난 것 같다”고 분석했다.
FalconX의 연구 책임자 데이비드 라완트는 “비트코인은 발표 직후 약 5% 하락했다가 대부분의 손실을 부분적으로 회복했는데, 이는 미국 정부가 공개 시장에서 즉시 암호화폐 자산을 획득하지 않을 것이라는 단기적 기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행정명령은 재무부와 상무부 장관에게 “예산 중립적 전략”을 통해 추가 비트코인을 매입할 방안을 모색하도록 지시했다. 이는 다른 예산 분야의 절감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야 함을 의미한다. 잠재적 해결책으로는 미국 금 준비금의 일부를 재할당하거나 환율안정기금을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일부 업계 분석가들은 이번 조치를 비트코인의 제도권 수용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하고 있다. 라완트는 “업계의 반응은 거의 보편적으로 긍정적”이라며 “이 움직임이 국가 차원의 비트코인 채택의 선례를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주목받는 핵심 질문은 의회가 장기적인 비트코인 획득 전략을 공식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지 여부다. 3월 11일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과 비트코인 정책 연구소가 주최하는 ‘미국을 위한 비트코인’ 행사에서 이에 대한 추가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때까지 트레이더들은 규제에 대한 추가 명확성을 요구하는 한편, 글로벌 시장을 뒤흔들고 암호화폐를 포함한 위험 자산에 압력을 가하고 있는 트럼프의 무역 관세의 더 광범위한 영향도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