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비디아, GPU 시장의 구조적 문제 직면… “강화된 가격 정책과 유통 구조 개선 필요”
- ROP 결함·블랙스크린 등 기술적 문제까지 겹쳐… AMD와의 경쟁 격화 예상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카드 RTX 50 시리즈가 출시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시장 반응은 기대와는 거리가 멀다. CES 2025에서 공개된 RTX 50 시리즈는 블랙웰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성능 향상을 내세웠지만, 품귀 현상과 가격 급등, 기술적 결함 등 여러 문제가 겹치며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RTX 50 시리즈, 품귀와 가격 논란 지속
RTX 50 시리즈는 출시 초기부터 극심한 품귀 현상을 겪고 있다. 특히 RTX 5090과 RTX 5080 모델은 공급 부족으로 인해 정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공식 출시 가격이 약 360만 원인 RTX 5090은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500~600만 원대에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은 엔비디아가 AI 산업의 급성장으로 산업용 GPU 생산에 집중하면서 일반 소비자용 그래픽카드 공급을 줄인 데서 비롯됐다. 여기에 되팔이 업자들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초기 물량을 독점한 뒤 높은 가격에 재판매하면서 문제를 더욱 심화시켰다.
결함 문제까지 겹친 RTX 50 시리즈
기술적 결함도 큰 논란거리다. 일부 RTX 5090과 RTX 5080 모델에서는 블랙스크린, 셔터링(화면 끊김), 시스템 충돌 등 심각한 문제가 보고됐다. 특히 ROP(래스터 작업 파이프라인) 결함으로 인해 성능 저하가 발생하거나 GPU가 제대로 인식되지 않는 사례도 확인되었다.
엔비디아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드라이버 업데이트와 VBIOS 플래시를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RTX 50 시리즈가 혁신 대신 실망만 안겼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GPU 시장의 구조적 문제 드러나
RTX 50 시리즈를 둘러싼 논란은 단순히 특정 제품의 문제가 아니라 GPU 시장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엔비디아와 같은 제조사는 AIB(애드인 보드) 파트너사들을 통해 제품을 유통하는데, 이 과정에서 유통업체들이 소비자들에게 과도한 가격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엔비디아가 권장한 RTX 5070 Ti의 공식 가격은 749달러지만, 실제 판매가는 대부분 이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일부 모델은 최대 920달러에 달하며, 이는 소비자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AMD의 도전과 향후 전망
이러한 상황에서 AMD는 새로운 Radeon 9070과 9070 XT를 각각 549달러에 출시하며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내세웠다. AMD의 신제품이 안정적인 공급망을 유지할 경우 엔비디아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AMD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엔비디아가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생산량 확대와 함께 유통 구조 개선, 합리적인 가격 정책 도입 등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GPU 시장의 비정상적인 유통 구조와 과도한 가격 책정 방식이 개선되지 않으면 같은 문제가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RTX 50 시리즈는 성능 면에서 분명 진보를 이루었지만, 소비자 신뢰 회복과 시장 안정화를 위해 엔비디아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