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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의 영국 정치 개입… 외교 갈등으로 비화하나?

  • 英 야당, “미국 대사 소환해 설명 요구해야”… 머스크 발언에 정치권 발칵
  • 트럼프 측근 머스크, SNS 여론조사로 “영국 정부 전복” 주장… 국제적 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연합뉴스)

일론 머스크의 영국 정치 개입 발언이 양국 간 외교 갈등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영국 제3당인 자유민주당의 에드 데이비 대표는 7일(현지시간) 영국 정부에 미국 대사를 소환해 설명을 요구할 것을 촉구했다.

데이비 대표는 “영국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일론 머스크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에 국민들은 지쳤다”고 비판했다. 그는 자신의 엑스(X) 계정을 통해 “차기 미국 정부 관료가 영국 정부를 전복시켜야 한다고 제안하는 이유에 대해 미국 대사를 소환해 설명을 요구할 때”라고 밝혔다. 이는 머스크가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에서 “미국이 독재적 정부로부터 영국민을 해방해야 하는가”라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에 대한 반응이다. 해당 여론조사에는 약 75만 명이 참여했으며, 61%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데이비 대표는 머스크의 발언을 “위험하고 무책임한” 것으로 규정하며, “이는 영국이 트럼프 행정부를 신뢰할 수 없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유럽의 동맹국들과 무역 및 안보 관계를 재건하는 것이 우리의 국익”이라고 덧붙였다.

머스크의 영국 정치 개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여름 영국에서 “내전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으며, 최근에는 키어 스타머 총리를 향해 과거 아동 성착취 사건 수사 실패를 이유로 사퇴와 구금을 요구하기도 했다.

스타머 총리는 7일 기자회견에서 머스크의 주장을 “선을 넘은 거짓말과 허위 정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극우의 주장을 확대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보수당을 향해 “14년간 정부를 운영하면서 손 놓고 있었던 사람들이 인제 와서 유행을 좇는 것은 참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영국 정치 평론가들은 머스크의 행보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패트릭 맥과이어는 “머스크가 더는 삐딱한 시선을 지닌 평론가가 아니라 정치계 내부에 있는 세도가”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핵심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머스크가 유럽에서도 비슷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로 해석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미국과 영국 간의 외교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정부의 대응이 주목되는 가운데,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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