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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vs 창작자” 영국 저작권 전쟁 격화… “우리 작품은 우리가 지킨다”

  • 음악가·작가·언론사 등 창작계 연합, 정부의 AI 저작권 면제안 전면 거부
  • 폴 매카트니·케이트 부시 등 유명 인사들도 가세… “AI 저작권 침해는 생계 위협”
영국 예술계와 미디어가 AI 기업의 저작권 자료 사용 허용 계획을 전면 거부하고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영국 창작계가 인공지능(AI) 기업들의 저작물 무단 사용을 허용하려는 정부 계획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작가, 출판사, 음악가, 사진작가, 영화 제작자, 신문사 등으로 구성된 ‘AI 창작권 연합(Creative Rights in AI Coalition)’은 정부의 저작권 면제 제안을 전면 거부했다.

영국 일간지 더 가디언에 따르면 이번 논란은 크리스 브라이언트 기술문화부 장관이 의회에서 AI 개발사들의 콘텐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저작권 제도를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정부 안에 따르면 OpenAI, 구글, 메타 등 AI 기업들은 저작권자가 명시적으로 거부하지 않는 한 출판된 저작물을 AI 학습에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창작계는 이 제안이 기존 저작권법을 훼손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AI 창작권 연합은 성명을 통해 “현행 저작권법이 존중되고 집행되어야 한다”며 “AI 개발사들이 먼저 허가를 구하고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 저작권자에게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명 인사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비틀즈의 폴 매카트니와 가수 케이트 부시는 최근 AI 기업들의 저작권 침해를 규제해야 한다는 청원에 서명했다. 이 청원에는 줄리안 무어, 스티븐 프라이 등 배우들도 동참해 현재 3만7500명 이상의 서명을 받았다.

한편 정부 측은 AI 산업 발전을 위해 저작물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패트릭 밸런스 과학부 장관은 “저작권자의 통제권과 보상 권리를 지원하면서도, 영국에서 세계적 수준의 AI 모델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적절히 폭넓은 접근성을 보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AI 기술 발전과 창작자 권리 보호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에 대한 전 세계적 고민을 보여주고 있다. 영국 정부의 최종 결정이 주목되는 가운데, 이는 향후 다른 국가들의 AI 저작권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영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AI 훈련에 활용되는 저작물 관련 규제 논의에 착수했으나, 창작계와 기술 업계 간 이견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정부 주도의 규제 회담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AI 저작권 문제는 영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뉴욕타임스가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으며, 영국에서도 게티이미지가 스태빌리티AI를 상대로 유사한 소송을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도 AI 저작권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1년부터 AI 산출물의 보호와 책임에 대한 논의를 위한 협의체를 운영해왔으며, 2023년에는 생성형 AI 관련 저작권 문제를 다루는 워킹그룹을 운영했다.

2024년 AI-저작권 제도개선 워킹그룹 출범 회의. (사진=한국저작권위원회)

그 결과로 2024년 1월 ‘생성형 AI 저작권 안내서’가 발간되었다. 현재 우리나라 저작권법은 AI가 생성한 창작물에 대해 명확한 법적 지위를 규정하지 않고 있어, 이에 대한 입법 논의가 진행 중이다. 저작권법 개정안에서는 AI 학습을 위한 데이터 사용의 공정 이용 범위 확대, AI 창작물의 법적 지위 규정 등이 검토되고 있다. 2024 서울 저작권 포럼에서는 생성형 AI와 저작권 간의 균형점 찾기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으며,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해 각국의 정책 대응과 산업계의 노력을 공유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도 AI 기술 발전과 창작자 보호 사이의 균형을 모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향후 더욱더 구체적인 AI 저작권 관련 법안이 마련되고 시행됨에 따라, 창작자들의 권리가 더욱 강화되고, AI 기술의 활용이 보다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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