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2.2%, 내후년 2.0%로 각각 0.3%p 낮춰… “AI 반도체 수출 증가세 둔화 예상”
- 아시아·태평양 지역 성장률도 하향… “트럼프 재집권, 중국 부동산 침체 등 위험요인”
아시아개발은행(ADB)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11일 발표한 ‘2024년 12월 아시아 경제전망’에 따르면, ADB는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2.2%, 2025년 2.0%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9월 전망치보다 각각 0.3%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ADB는 한국 경제에 대해 “내수는 기준금리 인하와 정부 정책 등으로 개선이 예상되나,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 수출 증가의 영향이 점차 둔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최근 한국 경제의 주요 성장 동력이었던 AI 반도체 수출의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물가 전망도 소폭 하향 조정됐다. ADB는 한국의 내년 물가상승률을 2.3%로 예상했는데, 이는 9월 전망보다 0.2%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국제유가 하락과 식료품 가격 상승 둔화 등이 그 배경으로 제시됐다. 2025년 물가상승률은 9월 전망과 동일한 2.0%를 유지했다.
한편, ADB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 전망도 하향 조정했다. 내년 지역 경제성장률을 4.9%, 2025년 4.8%로 전망해 9월 전망치보다 각각 0.1%포인트씩 낮췄다. 동아시아와 남아시아 지역의 성장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ADB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재선 가능성에 따른 관세 인상 등 정책 변화, 지정학적 긴장 심화,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을 꼽았다. 이러한 요인들이 역내 경제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번 ADB의 전망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최근 전망과 유사한 수준이다. IMF 역시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2.0%로 전망한 바 있어, 주요 국제기구들이 한국 경제의 성장 둔화 가능성을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