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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무역전사’ 루트닉… 9/11 생존자에서 미 상무부 장관 후보로

  • 캔터 피츠제럴드 CEO, 트럼프의 관세·무역 정책 주도 예정
  • 월가와 충돌 가능성… 암호화폐 옹호자의 입각이 미칠 영향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9일(현지 시각) 상무부 장관으로 투자 회사 캔터 피츠제럴드의 최고 경영자(CEO) 하워드 루트닉을 지명했다. (사진=FRANCE 24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금융계 거물 하워드 루트닉을 차기 상무부 장관으로 지명했다. 루트닉은 월스트리트의 대표적 투자은행인 캔터 피츠제럴드의 최고경영자(CEO)로, 트럼프 인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아왔다.

트럼프 당선인은 성명을 통해 “루트닉이 우리의 관세 및 무역 정책을 주도할 것”이라며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대한 직접적인 감독권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루트닉이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기조를 실행에 옮기는 핵심 인물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

루트닉은 당초 재무부 장관 후보로도 거론됐으나,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는 상무부 장관직을 맡게 됐다. 그러나 상무부가 대중국 기술 수출 제한이나 미국 철강 보호를 위한 관세 부과 등 비즈니스와 국가안보 이익이 충돌하는 영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그의 영향력은 여전히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루트닉은 자신을 “강력한 자본주의자”로 표현하며 트럼프의 “경쟁적 성장 모델”을 지지해왔다. 그는 선거 기간 동안 광범위한 관세 부과와 소득세 폐지 등 트럼프의 논란적 정책들을 옹호하는 대변인 역할을 했다. 이는 관세를 기업에 해로운 것으로 보는 월가의 전통적 시각과는 거리가 있어, 향후 정책 추진 과정에서 금융계와의 갈등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루트닉은 9/11 테러 당시 극적으로 생존한 인물로도 유명하다. 당시 캔터 피츠제럴드는 세계무역센터 북쪽 타워 101~105층에 입주해 있었는데, 루트닉은 아들의 유치원 등교를 돕느라 출근이 늦어져 화를 면했다. 그러나 회사 직원 658명이 사망했고, 그의 동생도 희생됐다. 이후 루트닉은 회사를 재건하는 한편, 테러 피해자 가족들을 돕는 구호기금을 설립해 운영해왔다.

루트닉의 입각은 암호화폐 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캔터 피츠제럴드는 최근 암호화폐 투자에 적극적이었으며, 특히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의 주요 파트너로 알려져 있다. 암호화폐에 우호적인 인사의 고위 관료 진출이 향후 관련 정책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루트닉을 “30년 이상 월가를 이끌어온 역동적인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뉴욕 출신인 루트닉은 오랜 공화당 지지자로, 과거 트럼프의 리얼리티 TV 쇼 ‘어프렌티스’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의 상무부 장관 지명은 트럼프와 월가 간의 밀접한 관계를 보여주는 동시에, 앞으로 미국의 통상 정책이 더욱 공세적으로 변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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