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일 간의 협상 끝에 배달플랫폼과 입점업체 간 상생협의체가 수수료 부담 완화 방안 합의에 실패했다. 오는 11일까지 배달플랫폼의 수수료율 수정안을 추가로 검토하기로 했으나, 그간의 논의 과정을 볼 때 최종 타결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정희 상생협의체 공익위원장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11차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회의의 핵심 쟁점이었던 입점업체 수수료 부담률에 대해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모두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중재 원칙’에 부합하는 상생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배달의민족은 현행 9.8%인 중개수수료를 거래액 기준 3구간으로 나눠 2.0∼7.8%로 낮추는 ‘차등수수료’ 방안을 다듬어 제시했다. 배달비는 거래액에 따라 1천900∼3천400원을 받겠다고 했다. 대신 전통시장에서 시범으로 중개수수료 0%를 부과하던 것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내왔다. 그러면서 쿠팡이츠가 같은 수준의 상생방안을 시행하는 것이 전제라는 조건을 달았다.
쿠팡이츠는 처음으로 차등수수료안을 구체화해 거래액 6구간별 2.0∼9.5% 수수료율을 제시했다. 다만 배달비는 기존 1천900∼2천900원에서 2천900원으로 단일화하고, 거래액 상위 50%에는 할증 비용을 추가하기로 했다.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중재 원칙은 ▲중개수수료 평균 6.8% 이하 ▲매출 하위 20%는 2% 적용 ▲최고 수수료율은 현행(9.8%) 미만 등이다. 공익위원들은 양사의 제안이 수수료 인하와 함께 배달비 인상이라는 ‘풍선효과’를 야기할 수 있어 상생협의체 출범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공익위원회는 11일까지 쿠팡이츠에 중재원칙에 부합하는 새로운 상생방안을, 배민에는 현 방안의 개선 검토를 요청했다. 그러나 7월 23일부터 약 100일간 11차례 회의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는 점에서 최종 타결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이다.
한편, 상생협의체는 수수료 외 ▲영수증에 입점업체 부담 항목 표기 ▲최혜대우 요구 중단 ▲배달 라이더 위치정보 공유 등의 상생방안에 대해서는 합의를 이뤘다. 다만 입점업체들이 요구하는 ‘수수료 5% 상한’에는 크게 미치지 못해 수수료율 합의는 사실상 결렬된 것으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