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8일 검찰 특수활동비 전액 삭감을 골자로 하는 내년도 예산안을 야당 주도로 의결했다. 앞서 법사위 예산결산기금소위원회의 전액 삭감 결정에 반발해 법무부 검찰과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법사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법무부의 검찰 특수활동비 80억900만원과 특정업무경비 506억원, 감사원의 특수활동비 15억원과 특수업무경비 45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이 과정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은 ‘검찰 보복성 삭감’이라며 표결 직전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임세진 법무부 검찰과장(부장검사)은 전날 법사위 예결소위가 검찰 예산 전액 삭감을 결정하자 사직서를 제출했다. 검찰과장은 법무부에서 검찰의 인사와 예산, 조직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중추적 자리로, 통상 평검사 시절 검찰국 검사 근무를 경험하고 형사기획과장을 거친 뒤 임명되는 요직이다.
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예산 소위 심사 결과 보고에서 “특활비와 경비 세부 내용 제출을 요구하며 충분한 소명이 없으면 전액 삭감하겠다는 방침을 여러 차례 밝혔으나, 검찰과 감사원은 자료를 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청래 법사위원장도 “내역이 입증되지 않는 것은 전액 삭감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이재명 대표를 수사했던 검사들을 탄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보복성으로 예산을 다 깎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송석준 의원도 “특활비 전액 삭감은 만행으로, 검찰 활동을 마비시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검찰 측은 특정업무경비의 경우 절반 이상이 각 검사와 수사관의 계좌로 지급되고 영수증 처리를 하기 때문에 증빙에 문제가 없으며, 사전에 자료 제출 요구를 전달받지 못해 전국 검찰청 자료를 취합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검찰이 그렇게 엉망으로 돈을 쓰고 집행하지 않는다. 잘 좀 이해해달라”고 호소했고, 최재해 감사원장은 “특정업무경비 관련 자료 요구를 받은 게 지난주로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 자료를 제출하면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예산안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종합심사와 본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