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출 124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 주당 순이익 77센트 기록
- 2025 회계연도 상반기 매출 감소 전망에 투자자들 우려 표명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의 최근 행보가 심상치 않다. 나이키는 2024 회계연도 3분기(2023년 12월~2024년 2월)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124억 3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0.6% 증가했으며, 주당 순이익은 77센트를 기록해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인 73센트를 상회했다. 이는 월가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으로, 나이키의 브랜드 파워와 경영 효율성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는 평가다.
이번 실적 개선의 주요 요인으로는 북미 지역 매출 3% 증가와 중국 지역 매출 5% 증가가 꼽힌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은 지난 몇 분기 동안 부진했던 실적을 만회하는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된다. 중국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과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번 분기 실적은 회복의 조짐을 보여주고 있다. 나이키의 직접 판매 채널인 나이키 다이렉트의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한 54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나이키의 디지털 전환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나이키 앱을 통한 매출은 13% 증가했으며, 회원 기반 판매도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나이키는 2025 회계연도 상반기(2024년 6월~11월) 매출이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주요 제품 라인업의 수명주기 관리와 새로운 제품으로의 포트폴리오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같은 전망은 투자자들의 우려를 자아내며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매튜 프렌드 나이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새로운 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긍정적임에도 불구하고 더 빠른 행동을 취하기로 결정했다”며, 에어포스 1과 페가수스 같은 클래식 신발 공급을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나이키가 단기적인 매출 감소를 감수하고서라도 장기적인 브랜드 가치와 제품 혁신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한편, 나이키는 올해 여름 파리 올림픽을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고 있다. CEO 자리에서 물러선 후 내년 1월 말까지 고문으로 활동할 예정인 존 도나호 나이키 고문은 “우리는 여러 혁신을 1년 이상 앞당겼으며, 소비자를 기쁘게 하고 업계에 충격을 주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이에 나이키는 홈그라운드인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 예정인 ‘제34회 올림픽’을 통해 새로운 기술력과 디자인을 선보이며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같은 긍정적인 요소에도 불구하고 나이키 주가는 올 초 고점대비 약 30% 하락한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향후 매출 전망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나이키의 보수적인 전망이 실제 상황보다 과도하게 부정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나이키가 직면한 도전과제로 온라인 판매 부진, 재고 관리 문제,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 등을 꼽고 있다. 특히 온라인 커머스에 대한 과도한 투자가 오프라인 매장과의 균형을 깨뜨렸다는 지적이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나이키가 디지털 전환에 집중하면서 전통적인 도매 채널과의 관계가 소원해졌다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이키의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혁신 능력을 고려할 때, 현재의 주가 하락은 장기 투자자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모닝스타의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스와츠는 “나이키의 브랜드 가치와 시장 지배력은 여전히 강력하며, 현재의 어려움은 일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나이키의 실적 개선 여부는 새로운 제품 라인업의 성공과 올림픽 특수 효과, 그리고 중국 시장에서의 성과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AI와 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개인화된 제품 개발과 마케팅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나이키는 최근 AI 기반의 디자인 도구를 도입하여 제품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는 나이키의 다음 분기 실적과 2025 회계연도 전망을 주목하고 있다. 나이키가 어떻게 단기적인 도전을 극복하고 장기적인 성장 전략을 실행해 나갈지, 그리고 이를 통해 글로벌 스포츠 용품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어떻게 유지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