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권 단체들, “너무 제한적이고 허점이 많다”
- 미국은 공식적인 답변 자제
영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일부 무기 수출을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이스라엘 당국의 반발을 사고 있다. 하지만, 인권 단체들은 이 결정이 충분하지 않다고 실망감을 표명했다. 이번 조치는 영국의 대이스라엘 외교 정책에 변화가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과 관련하여 미국과 보조를 맞추던 영국 외교 정책의 변화를 의미하는 결정이기도 하다.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은 지난 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무기 공장들이 수개월 동안 이스라엘 무장에 반대하는 공개 시위를 벌인 끝에 이스라엘에 대한 350건의 무기 수출 허가 중 약 30건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특정 무기 수출이 국제 인도주의법을 심각하게 위반하거나, 위반을 촉진하는 데 사용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무기 수출 현황
영국은 이스라엘에 폭발물, 총기, 전투기 부품 등을 수출하고 있으나, 이스라엘의 주요 무기 공급국은 아니다. 미국과 독일이 이스라엘의 주요 무기 공급국이며, 영국의 방산 수출은 상대적으로 적다. 영국의 방산 수출은 2022년 약 5,500만 달러에서 2023년에는 약 2,400만 달러로 감소했다. 영국은 2008년 이후 이스라엘에 7억 2,500만 달러(약 9,730억 원) 이상의 무기 수출을 허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무기 수출 금지는 아니다
캐나다, 스페인, 벨기에,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여러 국가가 최근 이스라엘에 대한 모든 무기 수출을 중단한 반면, 영국은 전체 무기 수출 라이센스의 10% 미만만 중단했다. 영국 외무장관 데이비드 래미는 영국이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이전 보수당 정부가 올해 초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수출 법적 검토를 의뢰했으나,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스라엘의 실망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는 영국의 조치를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난하며, 이스라엘의 전쟁을 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국방장관 요아브 갈란트도 “영국의 이스라엘 방위로의 수출 허가에 대한 영국 정부의 제재 소식을 듣게 돼 매우 실망스럽다”고 전했다.
인권 단체들의 반응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영국의 무기 수출 중단이 “너무 제한적이고 허점이 많다”고 평가했다. 휴먼라이츠워치도 이 조치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F-35 전투기 부품에 대한 면제를 염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이러한 부품의 약 15%가 영국에서 제조된다.
영국과 미국, 이스라엘 관계에 미칠 영향
영국은 오랫동안 미국과 일치된 대이스라엘 정책을 유지해왔으나, 새로운 중도 좌파 정부는 보다 독립적인 접근을 시사하고 있다. 신임 총리 키어 스타머는 인권 변호사 출신으로, 가자 지구의 민간인 사상자 증가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이스라엘에 대해 더 강력한 비판을 하고 있다. 스타머 정부는 최근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 구호 기구(UNRWA)에 대한 자금 지원을 재개했으며,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 영장 요청에 대한 도전장을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
영국의 무기 수출 중단 결정이 미국과 이스라엘과의 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자국의 시스템과 법률에 따라 법적 판단을 내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