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안세영 선수 발언 관련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에 대해 절차상 문제가 있다며 제동을 걸었다.
16일 문체부는 배드민턴협회가 진상조사위 구성 과정에서 정관에 명시된 이사회 심의·의결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경미하거나 긴급한 사안’에 대한 예외 조항을 활용해 회장 단독으로 진상조사위를 구성했으나, 문체부는 이를 ‘경미한 사항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문체부는 특히 김택규 회장이 지난 7일 귀국한 이후 이사회 소집을 위한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15일 광복절에 갑자기 조사위 구성을 발표한 점을 문제 삼았다. 협회 정관상 긴급한 경우 이사회 소집 기간을 단축할 수 있음에도 이를 활용하지 않은 것도 지적됐다.
또한 문체부는 국가대표 선수단 대다수가 20일부터 25일까지 일본 오픈에 참가하는 상황에서 신속한 조사가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점과 협회가 여러 논란에 휩싸인 상황에서 진상조사위 구성을 회장 단독으로 결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
이에 문체부는 민법 제37조에 따른 감독 권한을 활용해 배드민턴협회에 ‘협회 정관에 따라 이사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진상조사위를 구성하라’고 권고했다.
한편, 배드민턴협회는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회관에서 진상조사위 첫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 중이다.
문체부의 이번 조치로 인해 진상조사위의 향후 활동과 조사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