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와 극한 날씨로 농작물 생산이 감소하면서 먹거리 물가가 오르는 ‘기후플레이션’이 현실화되고 있다.
커피, 카카오, 설탕, 올리브유 등 주요 농산물의 국제 가격이 급등하면서 글로벌 식탁 물가를 위협하고 있다.
실제로 커피의 주요 생산국인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가뭄으로 인해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글로벌 커피 벤치마크인 런던 로부스타 선물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카카오 열매 가루로 만드는 초콜릿의 원료인 코코아 선물가격도 1년 만에 3배로 급등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서아프리카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으로 생산이 급감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초콜릿 브랜드들은 코코아 가격 상승에 따라 제품 가격을 인상하거나 슈링크플레이션으로 대응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초콜릿 대신 쿠키 등 다른 제품을 찾기도 한다.
세계 최대 올리브유 생산국인 스페인은 2년 연속 가뭄에 시달리면서 생산량이 반토막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스페인산 올리브유 가격은 1년 새 2배 이상 뛰었다. 그리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다른 주요 올리브 생산국에서도 날씨 탓에 작황이 좋지 않았다.
설탕 역시 세계 2위와 3위 수출국인 인도와 태국에서 엘니뇨 영향에 따른 극심한 가뭄으로 생산이 급감하면서 가격이 예년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기후변화가 식품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는 2022년 여름 유럽 각국의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해 식품 물가가 0.43∼0.93%포인트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향후 기온 상승으로 인한 ‘기후 인플레이션’으로 2035년에는 식품 물가가 최대 3.2%포인트, 전체 물가는 최대 1.2%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되었다.
기후변화로 인한 농작물 생산 감소와 식품 가격 상승은 전 세계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과 함께 기후변화 완화를 위한 국제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후플레이션’은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글로벌 식량 안보와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심각한 문제이다. 각국 정부와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협력과 대책 마련이 시급히 요구된다.